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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의 일까지 내가 챙겨야 하는 걸까요

챙겨주는 일이 늘 내 책임으로 남는다면 역할을 하나씩 나누어보세요. 상대의 일정과 감정, 사과까지 대신 정리할 필요는 없습니다.

찻잔과 뒤집힌 휴대폰을 사이에 둔 두 사람의 손

안녕하세요. 은하수다방 VIP 매니저 유니스입니다.
처음에는 기쁜 마음으로 챙기던 일도 반복되면 당연한 역할처럼 굳어질 수 있습니다. 서로를 돌보는 마음은 지키면서 각자가 맡을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 살펴보겠습니다.

약속 장소를 정하고 예약을 확인하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상대가 늦잠을 잘까 봐 아침에 깨워주고, 기분이 나빠 보이면 이유를 추측해 달래야 합니다. 다투고 나면 사과할 말까지 내가 먼저 알려주게 되고요. 어느 순간 연애를 하는 건지, 한 사람의 생활을 관리하는 건지 헷갈릴 수 있습니다.

연인끼리 서로 챙기는 마음은 소중합니다. 다만 내가 손을 놓으면 바로 멈추는 일이 왜 이렇게 많은지는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기꺼이 도와주는 것과 늘 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이번에는 상대에게 맡길 일을 정해보세요

아무 말 없이 모든 일을 멈추고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기보다는 역할을 분명히 전해보세요. “이번 약속의 예약과 시간 확인은 당신이 맡아주세요. 저는 그 시간에 맞춰 갈게요.” 이렇게 일을 나눴다면 매 단계마다 다시 확인하거나 대신 처리하지 않고 상대에게 맡겨두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닫힌 노트와 연필 곁에서 의논하는 손
이번 약속에서 각자 맡을 일을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 수는 있습니다. 물어보는 내용을 알려주거나 함께 결정할 부분을 의논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매번 모르겠으니 네가 해달라는 답만 돌아오고, 직접 배우거나 맡으려는 모습도 없다면 단순히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다시 생각해볼 만합니다.

상대의 감정까지 대신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상대가 기분 나쁘다는 신호만 보내고 내가 이유를 알아내길 기다린다면 이렇게 말해보세요. “무슨 일이 불편했는지 직접 말해주면 듣고 싶어요. 제가 계속 추측하기는 어려워요.”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과 말하지 않은 마음까지 알아맞혀야 하는 책임은 다릅니다. 나 역시 상대가 내 기분을 알아서 풀어주길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지도 돌아볼 수 있고요.

물론 질병이나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평소보다 많은 도움이 필요한 때도 있습니다. 그런 상황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까지 계속 넘기는 상황을 똑같이 볼 필요는 없어요. 두 사람의 사정에 맞춰 도움의 범위를 정하면 됩니다. 모든 일을 반드시 절반씩 나누라는 뜻도 아닙니다.

다만 힘들다고 이야기했는데도 상대가 계속 이기적이라고 몰아붙인다면, 역할만 조금 더 나누면 해결될 문제인지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당장 모든 것을 바꾸기 어렵다면 이번 약속에서 상대가 맡을 일 하나부터 분명히 정해보세요. 그 일을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책임지는지 보면서 앞으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관계인지 판단해도 됩니다.

이번 약속에서 상대가 맡을 일 하나를 정하고 실제로 맡겨보세요. 도움이 더 필요한 사정은 고려하되, 늘 한 사람이 대신해야만 이어지는 만남인지도 살펴보셨으면 합니다.

은하수다방에서 시작된 만남에도 예약은 한 사람이, 식사 뒤 커피는 다른 사람이 준비하는 식으로 서로 해줄 일을 찾아보세요. 나도 대접받고 있다는 기분이 약속을 더 반갑게 만들 수 있습니다.

유니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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