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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
라떼 아저씨가 들려주는 "그땐 그랬지"
주제넘은 해삼
1시간 전
👁 69
나는 1978년생 남자다. 어려서 우리집은 가난해서 영세민이었고 달동네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그 시절 모두들 사는게 고만고만했기에 가난한게 그리 부끄럽지 않았던 시절 짜장면 한 그릇이면 행복했던 그때 그 시절 이야기다.
"집에 컴퓨터 있는 사람 손"
황국신민을 교육하는 뜻으로 일제의 잔재라는 국민학교라는 이름은 광복을 하고서도 무려 50여년 가까이 명맥이 이어졌다. 반공일인 토요일이 너무 좋았던 국민학교 시절 가정형편조사는 정말이지 개인 정보보호 따위는 어느집 개이름처럼 취급되었기에 무식하고 용감했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어도 도통 이해할 수 없었던 자가, 전세, 월세, 동산 현황을 대놓고 손들어 조사했다. 집에 컴퓨터 있는 사람이 반에 한 명 있을까 말까 하였기에 정말 컴퓨터라는걸 처음 배울 때 학교에도 컴퓨터가 없으니 선생님께서 코팅해주신 자판을 두고 자리를 익혔다. 한글프로그램의 저장을 뜻하는 이모티콘이 플로피디스크라는 사실을 아는지 가지고 옛날 사람을 구분한다는 이야기마저 이제 구닥다리 이야기가 됐으니... 그때 교실에는 교단과 교탁이 있었고, 선생님께서는 음악시간에 악보가 그려진 커다란 궤도를 걸어 보여주셨고 풍금으로 반주를 맞쳐 주셨더랬지.
"계란 하나만 사와라"
당시 가장 인기있던 삼양라면 한 봉지에 100원, 쭈쭈바 하나에 50원, 핫도그 50원, 국민학생 버스비가 60원이던 시절 계란 하나에 150원인가 했던거 같다. 그래서 지금처럼 계란 한 판을 살 여유가 없었기에 저녁 준비하던 엄마는 동네 슈퍼가서 계란 하나 사오라했다. 물론 계란값은 외상이었다. 그렇게 사온 계란으로 울엄마는 성냥불로 곤로에 불을 붙여 계란국을 끓여주셨다. 그러다 lpg 가스통에 연결된 가스레인지가 나왔을 때 어찌나 신기했던지...
"연탄가스는 위험해"
난 달동네 출신이었기에 내 기억으로는 대학 가기 전인 고3까지 재래식 화장실에 연탄불을 땠었다. 아마 중2때였던거 같다. 추운 겨울 연탄불은 또 왜 그리 잘 꺼졌는지... 연탄재를 제때 빼주지 않거나 조금만 불 때를 못 맞히면 연탄불이 꺼지기 일쑤였으니 그때 번개탄만큼 고마운 존재는 없었다. 그런데 이 연탄가스라는게 고약해서 일산화탄소라는 치명적인 가스인데 무약무취라 허술한 연탄보일러가 조금이라도 새면 다음날 눈을 뜨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도 한번은 세살 터울 동생과 잠을 자다 이웃집 아주머니가 깨워주셔서 간신히 살아났던 기억이 있다. 연탄가스 마시면 동치미 마셔야된대서 실컷 먹었더랬다. 그래도 그 시절 연탄불 위에 국자에다가 설탕과 소다로 만들어 먹던 달고나 어찌나 맛있던지...
"국기하강식"
어렸을적 TV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너무나 소중한 단짝 친구였다. 채널이래봐야 MBC, KBS1, 2, 3가 끝이었으니... 신문의 방송프로그램을 보며 오늘은 뭐하나 챙겨보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나중가서 KBS3는 EBS가 되었고, SBS가 새로 생겨나긴 했다. 그마저도 아침 10시인가 오전방송이 끝나면 쉬었다 오후 5시쯔음인가 오후 방송이 시작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학교가 끝나면 동네 친구들과 모여노는게 일상이었다. 우린 놀면서도 쳐부수자 공산당을 불렀고, 여자아이들은 고무줄을 하면서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 앞으로 앞으로'를 목청껏 부르던 시절 이승복 어린이의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는 모든 어린이들이 좇아야할 자유대한 어린이의 표상이던 엄혹한 시절 우리는 오후 5시쯤이 되면 어디선가 싸이렌이 울리면 어디서 무슨 일을 하다가도 태극기가 있는 방향을 향해 멈춰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만 했었다.
영구와 땡칠이, 우뢰매의 주연 심형래의 전성시대...
그렇게 선생님께 혼나며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를 부르던 그때 그시절...
이젠 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이 가끔 생각나고 그리운걸 보면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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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 너무 길어..... 마지막에 나도 이제 늙었나보다 만 읽었어.. 미안해 ㅠ
@멋진 사과저.. 저도 .. ㅎ
77년생인 나는 왜 싸이렌 소리를 못듣고 자랐지?ㅠ ㅠ
79년생 시골출신이라 다격었지만 83년도 부터 컴퓨터가 있었던 집 이라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