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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

언어의 온도

뿌연 사과나무 1시간 전 👁 55
예전에는 목소리로 마음을 전했다. 숨소리 사이의 망설임과 말끝에 묻어나는 미소까지도 사랑의 일부였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작은 화면 하나에 마음을 담는다. 'ㅋㅋ' 하나가 웃음의 크기가 되고, '.' 하나가 거리감이 되며, 읽음 표시 하나는 기다림의 시간이 된다. 언어는 같지만, 온도는 모두 다르다. "잘 잤어?" 같은 다섯 글자라도 누군가는 습관처럼 보내고, 누군가는 하루를 시작하는 애정으로 보낸다. 우리는 글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숨어 있는 체온을 읽는다. 답장이 늦어질수록 문장은 식어가고, 이모티콘 하나가 빠질 때마다 관계는 조금씩 겨울을 닮아간다. 채팅창은 차갑다. 손끝으로만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몇 초 만에 보낸 메시지 하나에 몇 시간을 고민하고, 짧은 "응."이라는 한 글자 앞에서 수십 가지 마음을 상상한다. 언어는 원래 소리를 품고 태어났지만, 채팅에서는 온도를 잃는다. 그래서 우리는 없는 온기를 상상하며 글자 사이를 메운다. 결국 관계를 이어주는 것은 빠른 답장도, 예쁜 말도 아니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려는 따뜻한 한 문장. 그 문장이야말로 차가운 화면 속에서도 사람의 체온을 가장 오래 남기는 언어다.

댓글 3

  • 질긴 피라미 1시간 전

    여기에선 읽씹이나 안하면 다행이죠

  • 슬픈 이 29분 전

    읽다 보니 즐겁고 재미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참 섬세하게 표현한 글이네요. 저도 한때는 저런 마음으로 누군가를 온 마음 다해 사랑했던 적이 있었죠. 떠나간 사랑을 붙잡지 못해 몸과 마음이 거의 무너질 정도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지금은 다시 일상을 되찾아 소소한 행복을 즐기며 잘 지내고 있죠.. 가끔씩 그 아픔이 몰려와 저를 아프게하고 울컥하게 만드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 ^^

    뿌연 사과나무* 24분 전

    @슬픈 이따뜻한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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