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게시판

돌싱과 미혼의 만남

부른 쑥 2026.06.05 23:20 👁 706
앱에서 만나 1년을 만났습니다. 저는 양육 중인 돌싱, 그분은 저보다 연상인 미혼남성이었어요. 제 인생에 두 번의 결혼은 없다고 생각하며 살아왔기에, 결혼이 인생의 목표였던 그분과의 만남은 처음부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나 만나느라 시간 낭비하는 거 아니야? 난 결혼할 사람이 아닌데.” 그분은 괜찮다고 했습니다. “나랑 놀자. 오빠 결혼할 사람 만나기 전까지 우리 그냥 재밌게 만나자.” 그분도 그리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우리는 참 잘 맞았죠. 성격도, 연락하는 방식도, 취향도. 문득문득 ‘이 사람이랑 결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분은 저를 많이 좋아해 줬고, 저는 함께 있을 때 충분히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서로의 빈 시간을 채워주며 좋은 1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올해 발렌타인데이 전날. 그분에게 톡이 왔어요. 동네 편의점 사장님이 “와이프 줄 사탕 사세요”라고 하셔서 “와이프 없습니다”라고 했대요. 그러자 사장님이 “그럼 여자친구 드려야죠”라고 했고, 그분은 “여자친구도 없습니다” 라고 답했다더군요. 대답 후 순간 정적이 흘러서 웃겼다면서 ㅋㅋㅋㅋ를 붙여 제게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순간 마음이 묘했습니다. 결혼할 사이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도 저였고, 더 이상 관계를 진전시킬 수 없다고 말한 것도 저였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에요. 그런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아프더군요. 그 순간, 우리가 서로에게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이 시간이 결국 누구에게도 목적지가 될 수 없는 시간이라는것을 갑자기 선명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에게도, 그분에게도. 그래서 그날 바로 말했습니다. 이제 그만 만나자고.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고. 오늘 미혼과 돌싱의 만남에 대한 댓글을 보다가 문득 그분이 떠올랐습니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이어지지 않는 관계가 있고, 서로의 속도와 깊이가 다르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같은 곳에 도착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그때는 그 관계를 끝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분이 제 인생의 정답은 아니었을지 몰라도, 분명 좋은 추억으로 남은 사람이라는 건 알겠더군요. 다만 서로가 원하는 미래가 달랐을 뿐. 암튼. 결론은.. 모두들 좋은 사람 만납시다! ㅋㅋ 굿나잇! 😉

댓글 23

  • 아니꼬운 메뚜기2026.06.05 23:25

    저도 역으로 미혼녀를 만낫고 결혼안하는 조건으로 만낫는데 몇년후 결혼이 하고싶다고 떠나갓죠 ㅋㅋㅋㅋㅋ

  • 힘겨운 표범2026.06.05 23:29

    그런 생각이시면 여기 왜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부른 쑥2026.06.05 23:32

    @힘겨운 표범결혼없는 저와 비슷한 돌싱과의 연애요

    동그란 양상추2026.06.06 08:36

    @부른 쑥저와 같은 삶의 방향을 지향하시는 것 같네요

  • 매운 제비꽃2026.06.05 23:32

    결혼까지는 아니여도 여자친구도 못 되는 사이였던건가요...너무 현타오네요

  • 짙은 미어캣2026.06.05 23:37

    내마음 속에 좋은추억 이었다면 그것으로 충분 한것아닐까 조심스레 이야기해봅니다

  • 매운 버드나무2026.06.05 23:38

    그냥 결혼 해서.잘살지 그랬어요 성격 기타 다 잘 맞음도 행복인데 인생 뭐 있어요 좋고 즐거우면 되지

  • 날카로운 수박2026.06.05 23:43

    맘아픈 경험이네요..

  • 된 배나무2026.06.06 00:00

    그럼 그남자분이 모라고했길바랬는지...

  • 힘찬 레몬2026.06.06 00:48

    참 아프네요. 누굴 만나는건 늘 어렵다는...

  • 덜된 개2026.06.06 01:33

    여자친구도 아니면 두분의 사이는 뭐였어요??

    수줍은 두꺼비2026.06.07 15:57

    @덜된 개저도 그게 궁금합니다 여사친이었던가?

  • 너른 전복2026.06.06 01:39

    저도 미혼이지만 양육 돌싱은 아무래도 힘들꺼같더라구요.

  • 덜된 앵두2026.06.06 02:00

    돌싱(특히 양육)- 미혼은 애당초 맞지 않아요 ㅠ

  • 흰 수선화2026.06.06 02:13

    글을 읽어보니 그 남자분은 좋아했다기 보다는 좋은척을 했던것 같네요.지금 이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네요. 아무튼 힘내시고요 더 좋은분 생길거라 생각합니다

  • 서툰 바다코끼리2026.06.06 03:16

    무슨 사이로 만나신 거에요?? 그냥 썸??

  • 케케묵은 오이2026.06.06 03:54

    넋두리 아닌 넋두리지만 하난 알듯 해요 좋은 사랑 하고 싶어하신다는걸요~~ 사람간의 관계가 제일 힘든거 같아요. 좋은밤되세요^^@

  • 고달픈 사자2026.06.06 04:25

    본인이 북치고 장구치고 이별까지… 이래서 정주도 마음주면서 사람만나는게 싫어지더라는 ..

  • 하나같은 성게2026.06.06 06:14

    글쓴이 님 마음 아팠을듯하네요 적어도 여자친구.애인정도는 된다라고 생각했을것이고 .근데 사실은 상대남자는 그냥 데리고 논거같 네요 어차피 본인은 미혼이라 님이결혼할 대상은 아니고 하니. 그리고 처음시작부터 잘못된거같아요 결혼은 두번은 없다는 돌싱과 결혼이 목표인 남자 서로 목표가 같은 사람을 만났어야되는데. 남자는 만나는동안 심심하지않고 부담안되고 데리고 놀 상대로는 제격이었겠죠 돌싱인데 몸도 마음도 외로우니 까 그걸이용한거겠죠 헤어지자고 한건 잘한일 입니다 앞으로는 목표같은사람 만나면되니까.

    고달픈 말2026.06.06 10:51

    @하나같은 성게이게 팩트죠~

  • 좋은 석류2026.06.06 15:41

    저도 미혼인 여성분과 1년반정도 교제를 했었는데 미혼이다 보니 제가 애한테 신경쓰는걸 많이 질투 하더라구요 질투 안하게 나름 신경 많이 쓰고 노력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질투로 인해 헤어짐의 계기가 되었지만 그 이후로 저는 모조건 같은 돌싱인 분만 만날 생각을 하게 되었네요

  • 굵은 당나귀2026.06.06 16:36

    음.... 뭔가 울림이 있네요..!

  • 젊은 복어2026.06.06 23:36

    데이트메이트? 그냥 친구인건가?? 방향이 다른걸 알고도 시작했다는건 기대감이 있어서인가? 내가됬든 상대가 됬든 방향이 바뀌어 일치될수도 있다는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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